1972년 뮌헨 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던 9월 5일 새벽 4시,
운동복을 입은 8명의 무장괴한들이 올림픽 선수촌
담장을 넘어 이스라엘 선수들이 묵고 있던
숙소로 침입했는데요
이스라엘 선수들 대다수가 괴한들을 피해 도망치는데
성공했지만,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인질로
붙잡힌 상태였습니다.
괴한들은 자신들이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단체인
검은 9월단이라고 밝히면서 이스라엘이 억류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포로들과 바더 마인호프의 두 리더의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서독 경찰에서는 협상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였고
올림픽 주최측에서는 사람들이 죽었단 소식을 들은
후에도 경기를 지속했고,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은 뒤에야
모든 경기를 중단하게 됩니다.
사건 발생 후 뮌헨 경찰서장인 만프레트 슈라이버가
현장 총책임자가 되어 사태수습에 나섰는데요
슈라이버는 일반적인 경찰 업무에 있어서는 훌륭한
평을 듣는 경찰이었지만, 인질극과 같은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슈라이버가 현장을 지휘하면서 여러 문제가 터져나왔는데,
사건 발생 후 인질극이 벌어진 선수촌 주변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기자와 구경꾼들이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방송국에서는 카메라로 생중계를 해버리는 바람에
테러범들은 경찰의 행동 하나하나를
TV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테러범들을 제압하기 위해 경찰을 투입하였지만
투입된 이들은 특수부대가 아니라 평범한
일선 경찰관들이었으며
그나마 이러한 작전도 방송사 카메라가 생중계하는 바람에
테러범들에게 들켜서 역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24시간
안에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비행기를 요구하여
인질들과 함께 비행기로 중동에 있는 나라로 가기로
명령 받았었기에 헬리콥터를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서독 당국은 테러범들을 보내줄 마음이 없었기에
테러범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 하면서 기습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단 헬리콥터로 공항까지 이동시킨 다음 목적지까지
이동할 비행기 안에는 경찰들을 승무원으로 위장해
태워놓고, 외부에는 저격수를 배치하여 테러범들을
사살하려고 했으나,
비행기 내부의 경찰들이 겁을 먹고,
헬리콥터가 공항에 도착하기 불과 몇 분전에 상부의
명령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작전을 취소하고 철수해
버리고 맙니다.
헬리콥터가 착륙한 후 테러리스트들은 빈 비행기임을
알자 남은 경찰들과 총격전이 벌였고 결국에는
테러범들을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데 성공하였는데요
하지만 이 와중에 테러범들이 탄 헬리콥터에 수류탄을
던져 넣어서 헬리콥터가 폭발하고 다른 헬리콥터에는
총기를 난사해서 인질 9명 전부가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고 맙니다.
사건 발생 직후 올림픽의 모든 경기가 중지되었는데요
인질 사망 이후 주경기장에서 추도식이 거행된 후 34시간
만에 재개되었으며
이스라엘 선수단은 동료의 주검을 싣고 전원 귀국하였습니다.
당시까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대형참사였기에
경찰 진압부대가 테러리스트들을 멀리서 정확하게
제압할만한 장비를 못 갖춘 탓은 물론이고,
전문 대테러 부대가 없었던 탓에 테러리스트들을
초반에 제압하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지게 되었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커진 데에는 테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도 했고 당시에는 대테러의 개념이
잘 정립되어 있지 않아 서독 경찰에는 대테러 부대도
없던 것이 이유였습니다.
계획대로라면 경찰 저격수들이 공항에서 제거하려고
했으나 이 저격수들은 전문 훈련을 받은 저격수가 아니였으며
그냥 사격이 취미였던 보통의 경찰들이었습니다.
사건 이후 이스라엘은 신의 분노라는 보복작전을
개시하였고 이것이 결국 지금까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 심화로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육상 선수로 출전했던 샤울 라다니는
동료 선수들에게 재빠르게 상황을 알려 더 큰 참사를
막은 공로를 인정받아, 체육인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영광 중 하나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메달을 받았습니다.
2005년 이스라엘의 신의 분노 보복작전을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뮌헨이
개봉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참사의 진행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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